1.
비너는 한달동안의 그리스 휴가를 마치고 어느날 밤 홀연히 돌아왔다고 했다.
케노의 말을 빌리자면 히치하이킹으로 올 계획이라고 했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도착했을까
그가 한 슈를 먹지 못해서 안타깝지만 언젠가 다른 디저트를 또 만들겠지, 꼭 먹어보리라
2.
케노의 생일날은 케노의 친구들이 모여서 열두시가 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생일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나는 케노에게 말하고 내 방에서 잤다. 내가 독일어를 잘 했다면, 혹은 사람들이 영어를 쓰거나 한국어를 썼다면 달랐겠지라고 하는 상황에 대한 저울질은 하고 싶지도 않다. 상황은 내가 뛰어넘어야 할 것이고, 만약 내가 정말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었다면 언어건 문화건 나의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테니까. 완전 다른세상 사람처럼 행동했다는걸 이렇게 온전히 나의 언어로 쓰면서 납득하고 있다. 이 베게에서 겪은 일 중에서 가장 소심한 행동이길 바란다. 즉, 앞으로 이것보다 심각하게 소심하게 행동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없도록 해야겠다. 하여튼 이 남자애를 위해 꽃을 사려고 한두시간 거리를 헤멨는데 꽃이 왜 식탁에 있는지도 모르고, 꽃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것 같아 내심 속이 쓰린다 하하하하하 조지나는 자전거 바퀴 선물을 나도 같이 하고 싶다고 한 걸 잊어버렸다 슬픈 일이다.
3.
베게에 대한 얘기는 여기서 끝내고, 월요일부터 새롭게 수업을 시작했다. 힘겹게 얻은 코스라 너무나 감사하지만 왜 내 시험을 확인한 여사님께서 이 반으로 나를 넣어주신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렵다 어려워 분명 곱씹어보면 여사님께 감사하게 생각하겠지만 하하 어렵다 어려워..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스케줄이 없기떄문에 10월 초부터 10월 말까지하는 수업을 찾아서 10월 중순까지 겹쳐서 듣는 방법을 생각중인데 금전적으로, 체력적으로 닿을 수 있는 만큼 하고 가야겠다. 언어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정말로 찾아봐야 하는 떄이다. 무엇이 있을까?
일단 스포츠패스를 신청하고 싶고,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 블로그로 지금의 시간 간직하기, 베이킹하기, 소리 남기기, 나에게 편지쓰기, 음성일기쓰기! (지금 다시 들으니 너무 재미나고 막 생각이 난다.) 2언니와 한시간을 전화기를 붙들고 얘기한 결론은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하자 라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겠다. 아! 한국에서 먹기 힘든 음식 먹기! 치즈같은것들 아마도
4.
나 자신 그 자체를 믿어주는 것이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 온전한 나를 인정하고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자세로 떳떳하게 드러낼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