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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산다 (~2024)/활동

두산인문극장#4 박해천교수님의 아파트게임과 중산층의 삶

by 뷰우 2014. 4. 29.

아파트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주거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아파트. 단지 우리들의 집으로만 인식되고있을까?

이번 강연은 아파트란 주거모델이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아닌 경제적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되는 과정과 그에따른 사람들의 사고변화를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강연이었다.




우리나라는 

10년을 주기로 호황이 일어난다. 주거모델이 변화한다. 세대가 변한다.

이 3박자가 맞물려, 기존의 중산층이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되고 

신중산층이 생기는 과정에 대한 우연한듯 논리적인 과정의 설명이 가능해진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코스피주가에 비교해 엄청난 기울기로 성장곡선을 보이는 그래프, 바로 압구정,강남,목동에 소재한 아파트의 평당 가격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있던 방식과는 다른삶으로 부를 축적하는 시대를 열게 되었다. 아파트는 대한민국의 서민들이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대중적인 통로가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개미처럼 돈을 벌어 열심히 사는 것 보다 목좋은 곳에 자리잡은 아파트를 잡기위한 전쟁을 시작하고,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을 은행에 의지한 채 아파트게임을 시작한다.

하지만 10년의 주기를 통해 보았을때 이런 사이클은 아파트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옮겨가고있는듯 한 분위기이다.



돈은 쉽게 벌수록 쉽게 쓰이게 된다.

농경문화를 추억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파트에 베란다정원을 만들기 시작하고,

가든식 갈비집에서 가족식사를 하며, 적응하기 힘든 콘크리트에 옷을 입히며 더 예쁘고 내집같은 집을 만들기위해 노력한다.  또 다른 금광을 찾는 심정으로 빚을 내 집한채를 산다.

이렇게 돈은 쉽게 쓰이기 시작한다.



여기서 문제점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부양과 자식교육이 맞물려 자신들의 삶을 살 만큼의 부를 축적하지 못한 

우리의 부모세대들, 늘어날만큼 늘어난 가계부채를 집한채와 현금몇천만원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갚을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앞으로 기성세대가 되어갈 우리들, 구 중산층과달리 부의 대물림이 불가능한 세대.

 88만원세대의 중산층으로의 진입은 아파트가 아닌 무엇으로 가능해 질 것인가? 

과연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아예 진입통로가 사라진 것 아닌가?

(전문직, 몇 개 없는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 외에- 이것이 교수님의 의견이었다.)

우리는 우리 다음세대가 본받을 수 있을만한 모델로서 자리잡을 수 있을것인가?


아파트란 단순하고 이기적인 공간에 관한 강연이 내게 가져다 준 타격은 생각보다 꽤 컸다.

박민규의 그렇습니까,기린입니다.」라는 책에서 주인공인 고등학생이 아버지의 궁핍한 삶의 이유를 산수라고 말하며 자신은 수학을 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나는 여지껏 삶에서 경제적인 수학보단 정신적인 수학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사람이 빵만으로 살 순 없다해도 빵없이 살 순 없을것이다. 

경제적인 수학을 위해 정신적인 수학을 일정부분 포기하며 살아야할까?

이 세상이 너무나 커서 잘 보이지 않는 게임판이라면, 

우리는 그저  먹고살기위해 우리를 더 궁핍하게 하는 시스템에 스며들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